한 우물만 판 철학자

롤스는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1950년에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프린스턴 대학교, 코넬 대학교, MIT 공과 대학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1961년 이후 하버드 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지냈고, 1976년부터는 하버드 대학교 석좌 교수로 있었다. 그는 평생 정의만을 연구했는데, 그가 1958년 ‘공정으로서의 정의’라는 논문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철학에서 정의는 진전이 없는 분야였다. 이 논문을 통해 정의론을 복권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롤스를 시작으로 이후 왈처, 샌델 등의 학자들이 정의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게 되었다.

명작 “정의론”의 탄생

롤스는 이후 ‘정의감’, ‘시민 불복종’ 등의 논문을 발표하고, 이 논문에 담긴 정의관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통해 1971년 “정의론”을 출간했다. 먼저 발표한 논문들은 “정의론”에 녹아 들었다. “정의론”은 출간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켰고, 여러 학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롤스는 이러한 비판에 반박하기도 하고, 일부는 수렴하기도 하면서, 1993년 두 번째 책 “정치적 자유주의”를 출간하였다. 이 책에는 롤스가 “정의론”을 발표한 이후에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초기의 견해를 수정한 부분도 있다.

2002년에는 세 번째 책 “만민법”을 간행하였는데, 이 책에서 롤스는 자신의 사회 계약 이론을 정치 사회 간의 정의 문제로 확장하여 그 해법을 찾음으로써, 우리 사회가 더욱 정당한 운영 원칙을 확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지침이 되는 자유주의적 정치적 정의관을 제시하였다. “만민법”을 집필하던 당시 롤스는 투병 중이었고, 결국 2002년 11월 24일 뇌중풍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오늘날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정치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교과서 속 롤스

자아와 공동체(2009개정 “윤리와 사상” 219쪽)

자유와 평등을 함께 중시하는 평등적 자유주의의 입장을 취하는 롤스는, 개인에게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자유가 있지만 자유 지상주의와 달리 그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개인이 가질 권리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탁월 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은 어디까지나 우연히 갖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롤스에 의하면 나는 재능이 없어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재능이 유익할 경우에만 재능을 발휘하여 이익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롤스는 처음부터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평등의 관점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도록 일정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내가 가장 불리한 입장이라면?-“정의론”(2009개정 “도덕②” 170쪽)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공정한 사회의 원칙을 세우기 위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누가 부유하고 가난한지, 지위가 높고 낮은지, 성격이 어떤지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상태를 가정합니다. 롤스는 이러한 상태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결국 다음의 두 가지 원칙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첫 번째,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 신체의 자유 등 기본적인 자유를 누린다. 두 번째,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가장 불리한 여건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의 이익이 보장되는 경우와 사회적 지위나 직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할 경우에만 허용된다.

  결국 롤스가 말하는 정의는 모든 사람의 기본권을 보장하면서 사회에서 가장 혜택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국내 번역된 대표 저서

-“정의론”(황경식 옮김, 이학사, 2003)

-“정치적 자유주의”(장동진 옮김, 동명사, 1999)

-“만민법”(장동진, 김기호, 김만권 옮김, 아카넷,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