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외교는 1971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고 있던 미국 탁구 대표단이 중화 인민 공화국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랫동안 적대적 관계였던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된 사건이다.

1971년 3월 일본 나고야에서 제31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당시 중국과 일본 간에는 외교 관계가 없었던 적성 국가(직접 교전하고 있는 상대 국가는 아니지만, 적으로 여기는 나라)였기 때문에 중국은 참가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저우언라이 총리가 마오쩌둥 주석의 승인을 얻어 대회 참가를 결정하여 1966년 문화 대혁명 발발 이후 처음 중국 선수단이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회가 끝날 무렵 중국은 미국 탁구 대표팀의 중국 초청을 발표하였고, 미국은 이를 수용하였다. 이에 미국 선수단 15명과 기자 4명은 1971년 4월 10일부터 4월 17일까지 중국을 방문하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을 순방하면서 친선 경기를 열었다. 미국 탁구 대표단은 1949년 중화 인민 공화국 정권 수립 이후 중국 땅을 공식 방문한 최초의 미국인이 되었으며, 이후 미국도 중국 탁구팀을 초청해 친선 대회를 열면서 양국 수료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는 이 일련의 사건을 두고 “작은 공(탁구공)이 큰 공(지구)을 흔들었다.”라고 표현하였고, 탁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적대 관계였던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개선되면서 핑퐁 외교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두 적성국이 탁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손을 잡은 것은 당시 ‘공공의 적’이었던 소련에 대한 견제 필요성 때문이었다. 사회주의 동지였던 중국과 소련은 1960년대 이념 분쟁을 겪었다. 중국은 소련을 ‘수정주의’, 소련은 중국을 ‘교조주의’라고 비판하였고, 1969년에는 중·소 국경에서 군사 충돌까지 발생하였다. 한편 미국도 중국을 이용해 소련을 봉쇄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마오쩌둥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결심하였고, 1969년 1월 취임한 미국 닉슨 대통령도 중국에 잇단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탁구 경기는 양국 사이를 급격히 좁혀 놓았다.

이러한 화해 분위기에 힘입어 1971년 7월 헨리 키신저 미국 국가 안보 담당 보좌관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였고, 1979년에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