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유럽을 제패할 목적으로 여러 나라와 전쟁을 벌여,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 대부분을 정복하였다. 나폴레옹은 해군력이 미비하여 영국 본토를 침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1806년 영국을 경제적으로 굴복시키기 위해 유럽 대륙과 영국 사이의 통상을 금지하는 대륙 봉쇄령을 선포하였다. 하지만 영국과의 교역 단절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러시아는 3년 뒤 대륙 봉쇄령을 위반하고 영국과 교역을 재개하였다.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 선제 공격을 계획하였다.

△ 러시아 원정 당시의 나폴레옹

1812년 6월 24일 나폴레옹은 50만 명의 대군을 직접 이끌고 러시아 원정길에 나섰다. 병력의 반은 폴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에스파냐 등의 동맹국 군대였다. 나폴레옹군은 리투아니아를 통해 러시아를 침공하였다. 1812년 9월 7일 모스크바에서 120 km 떨어진 보로디노에서 나폴레옹의 군대와 러시아의 쿠투조프 장군 군대가 만났다. 당시 나폴레옹의 군대는 무적을 자랑하는 프랑스 육군이었지만, 보로디노 전투에서는 러시아가 일치단결하여 프랑스 군대에 반격을 한 유일한 전투였다. 

보로디노 전투는 많은 사상자를 내고도 두 나라 어느 쪽에도 승리를 안겨주지 못하였다. 하지만 러시아 군대는 프랑스 군대의 후방을 끊는 데 성공하였다. 쿠투조프는 나폴레옹 군대에 직접 대항하지 않고 초토화 작전을 펼치면서 퇴각하였다. 보로디노에서 격렬한 전투를 펼친 나폴레옹 군대는 1812년 9월 14일 목표하던 모스크바에 입성하였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그날 밤, 이미 모스크바 시내는 불에 타고 있었고, 다음날 아침에야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날 밤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였고 강한 바람을 타고 불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되어 18일까지 불타면서 모스크바에 있던 건물들의 70 % 이상이 불타고 말았다. 이때 크렘린 궁은 석조 건물이라 피해를 입지 않았다.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는데, 당시 모스크바 총독으로 도시에 남아 있던 로스토프친 백작이 실행한 고의적인 방화였다는 설이 더 유력하다.

나폴레옹은 화재를 진압한 후 크렘린 궁에 머무르면서 알렉산드르 1세가 협상을 청해 오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고, 이에 스스로 평화 협정을 제안했으나 알렉산드르는 회답하지 않았다. 나폴레옹 군대는 오랜 원정으로 인한 피곤과 굶주림, 그리고 점점 심해지는 추위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기대하였던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이 결렬되자, 나폴레옹은 모스크바 퇴각을 명령하였다. 러시아 남쪽 퇴로는 이미 쿠투조프 군대에 의해 막혔기 때문에 이들은 다시 리투아니아를 통하는 먼 길로 돌아가야 하였다. 

러시아 군대는 농민 유격대와 함께 지쳐 퇴각하는 나폴레옹 군대를 후방과 측면에서 공격하여 프랑스군은 궤멸 상태에 빠졌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가자, 대프랑스 동맹국들의 반격이 거세어졌다. 독일은 라이프치히에서의 해방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1814년 1월 대프랑스 동맹군은 프랑스로 침입하여 파리를 함락시키고 그해 4월에 나폴레옹을 퇴위시켜 엘바 섬으로 유배하였다. 

차이콥스키가 1880년 말 작곡하여 1882년 초연한 '1812년 서곡'은 나폴레옹의 러시아 공략 실패와 퇴각 및 나폴레옹 군대의 궤멸을 기념하여 작곡한 작품이다. 작품 중에 대포 발사 시퀀스가 유명하며, 야외에서나 혹은 야외 축제에서 공연할 때에는, 진짜 대포를 발사하기도 한다. 실내에서 이 작품이 연주될 때는, 때때로 컴퓨터가 생성한 대포 소리를 사용하기도 하고, 큰 배럴 드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악보 상에서 총기 혹은 대포를 사용한 10여 개 작품 중의 하나이다. '1812년 서곡'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와 '노다메 칸타빌레' 배경 음악으로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