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은 양력 3월 5일입니다. 이 무렵, 그 해의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와 동물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하여 ‘열 다’, ‘일깨워주다’의 의미를 가진 ‘열 계(啓)’ 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도 부릅니다. 예부터 경칩은 봄을 맞이하여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로 여겼습니다.

 농본주의 사회였던 조선시대에는 국가적인 행사를 열어 농사의 소중함을 알렸습니다. 그 예로는 임금이 직접 밭을 갈아 농사의 소중함을 알리는 의례 행사인 ‘적전’과 조선시대에 농사를 처음 가르쳤다는 선농씨와 후직씨에게 임금이 직접 제사를 지낸 ‘선농제’가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아 농사일로 바빠지기 전 집 안팎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보리싹이 자라는 것을 보며 한 해의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경칩에는 봄나물 중 단백질이 가장 많은 냉이와 달래 등의 봄나물을 먹었으며,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사계절 중 봄의 시작을 알리는 경칩은 겨우내 잠을 자던 벌레와 동물이 깨어나듯이 움츠렸던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새봄을 맞아 본격적으로 한 해의 시작을 준비하는 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