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는 열세 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절기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입추부터 입동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합니다.

 입추 무렵에는 벼가 한참 익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맑은 날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난 후 닷새 이상 비가 내리면 임금과 각 고을에서 비를 그치게 해달라는 ‘기청제’를 지냈습니다. 또한 ‘입추 나락 크는 소리에 개 짖는다’라는 속담은 벼가 자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벼가 빨리 자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입추 때의 날씨는 벼 수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입추는 곡식이 여물어 가는 시기이므로 이날의 날씨를 보고 점을 쳤습니다. 입추에 하늘이 맑으면 풍년이라 여겼고, 비가 적당히 내리면 농사에 좋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입추에 천둥이 치면 벼 수확량이 적고 지진이 있으면 이듬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고 여겼습니다.

 입추 때에는 가을에 접어드는 시기이지만 더위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하지만 저녁이면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슬슬 가을 준비를 시작하여 배추와 무 등의 김장용 채소를 심었습니다.

 예부터 ‘어정 7월’이라 하여 입추 무렵은 별일 없이 어정거리다가 지나가 버린다고 했습니다. 입추는 농사꾼의 일손은 비교적 한가해지나 곡식은 부지런히 영글어가는 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