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이며 새봄이 왔음을 상징하는 절기입니다. 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집집마다 봄이 온 것을 축하하고 한 해의 복을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입춘축(立春祝)을 붙였습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즉, ‘입춘을 맞아 크게 길하고 계절에 따라 경사가 많아라’라는 내용의 글을 써서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입니다. 이는 입춘을 본격적인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고 새해의 소망을 담아 글귀로 적은 것입니다. 궁궐에서는 설날에 문신들이 지은 신년축시 중에서 잘 쓴 것을 뽑아 대궐 난간에 붙였으며 이것을 ‘춘첩자’, 또는 ‘입춘첩’이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입춘에는 나무로 만든 소를 가지고 ‘목우희’를 지냈습니다. 주로 나무나 흙, 종이로 만든 ‘목우’를 관청에서부터 민가의 마을까지 끌고 돌아다니며 추운 기운을 보내고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이렇게 민가에서는 설과 입춘을 전후로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활동을 했습니다. 

 입춘에 먹는 음식을 ‘입춘절식’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눈 밑에서 돋아난 햇나물의 새싹을 먹었는데, 궁중에서는 다섯 가지 매운맛이 나는 햇나물 새싹으로 만든 생채인 ‘오신반’을 올렸으며, 민가에서는 ‘세생채’를 만들어 이웃 간에 서로 나눠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함경도 지방에서는 내장을 빼낸 명태 뱃속에 소를 채워 넣어 만든 ‘명태순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입춘에 먹은 음식은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섭취하고 봄철 입맛을 돋우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사진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입춘에 장독 깨진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라는 말이 있듯 입춘 무렵에 꽤 추운 추위가 오지만 입춘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새봄을 알리고 한 해의 농사 계획을 세우는 시작의 의미를 담은 절기입니다.